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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책소개, 저자 소개, 책 내용

by 잉크바인더 2023.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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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장편소설 '아버지'에 대한 책 소개, 저자 소개, 책 내용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아버지' 책소개

이 책은 김정현의 장편소설로 1996년도에 출간되었다. 출간된 후 재출간되지가 않아서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책중에 하나이다. 2020년도에 출간된 아버지와 많이 혼동하는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우리 아버지의 현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던 중 나이가 들어, 몸이 약해지면서, 지치고 지쳐버린 몸상태에 췌장암이라는 선고를 받게 된다. 암 선고를 받은 아버지는 가족들과 이별할 준비를 함과 동시에, 가족들이 어떻게 자신을 빨리 잃고 살아 갈지, 고민을 한다. 그리고 치료조차 불가한 상태로 죽음을 기다리는 하루하루를 보여주고 있다. 매일 술로 낙담하며 후회하고 살다가 죽을 것인지, 아니면 하루라도 나의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 살다가 죽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인생의 주인공이 되기로 하고, 하고 싶었던 일들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된다. 췌장암 선고를 받은 중년 가장이 죽음을 향해 내딛는 시간을 통해 이 시대 아버지들의 '자리 찾기'를 선언한 베스트셀러. 단순한 구성이지만 죽음을 앞둔 가장의 심리상태와 가족들의 반응이 두 축으로 돌아가며 읽는 시종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게 한다. 죽음을 품은 아버지, 가족의 엇갈린 오해와 무관심은 호들갑스럽지 않은 묘사로 인해 더욱 비극적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내용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저자 소개

1957년 경북 영주 출생으로, 전직 경찰관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서울 시경 강력계 형사로 13년간 일하다 1991년 '함정'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왔다. 김정현은 전망은 부재와 과잉 속에서 부유하는 현대인들에게 희망과 재생의 코드로서 '가족'이라는 해법을 사실적인 묘사와 섬세한 필치로 제시하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소설 '아버지'는 1996년 가정과 사회로부터 설 자리를 잃어버린 이 시대 아버지들의 초상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 크게 주목받았다. 이 작품은 경제위기와 가족의 해체 등 당시의 어려운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국내에 '아버지 신드롬'을 불러일으켰으며, 한국문학사에서 최단기간 최고 판매를 기록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꼼꼼한 자료 조사와 취재를 통해 사실감 있는 작품을 선보이는 그는 소설 '전야'의 구상 과정에서 10여 차례 중국과 시베리아 및 동남아 밀림지역을 직접 취재하는 한편, 경찰관 재직 시부터 수집한 통일 안보 분야의 방대한 자료와 관련기관 인사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탁월한 묘사와 현장감을 보였다.

책 내용

자신이 의사라 해도 그렀을 것 같다. 아까는 친구가 소홀함으로 병을 만들어간다면 당연히 화가 날 것이다. 정수는 남 박사가 미운 기분에, 혹은 이걸로 술은 정말 마지막이란 뜻으로, 한잔쯤 나누려는 것이라 생각했다. 사실 그는 그렇게 술을 잘 감당해 내는 편이 못되었다. 항상 남들보다 먼저 취했고 가끔은 실수도 하는 편이었다. 만만한 친구들이나 마음 편한 상대와의 술자리에서는 술상을 뒤엎은 적도 여러 번 있었고, 어렵고 편치 못한 술자리의 뒤끝은 집에 가 아내를 상대로 푼 적도 많았었다. 그래도 그는 술을 즐겼다. 그렇다고 알코올 중독에 걸린 것도 아니었다. 다만 그것이 그의 텅 빈 기분을 달래는 유일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 p 13

 

장사요? 허허허 인생이 쓸쓸한데 그건 해서 모 하겠수? 아무튼 두 분 사모님들 우리 마누라에 비하겠소만.. 남편? 아버지? 거 모두 내가 있고 난 다음에 이야기요. 이쪽 선생에겐 안 됐소만 선생 죽고 나서 얼마나 당신을 그려줄 것 같수? 그리고 그려주면 또 뭐 할 거요? 선생 없어도 다 살게 되어 있소. 그저 훌훌 선생 응어리나 털어버리슈. 산놈이 그래도 행복한 거요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들 하잖소 왜 내 선생 끝까지 술 친구 해줄 테니 아무 때고 오슈 몇 푼 안 되지만 술값도 걱정 말고 가능하면 마음에 맞는 젊은 색시도 한번 데리고 오슈 내 멋지게 대접할 테니.... 허허허

--- p 83

 

그러나 남 박사의 마음 한구석에서는 분명 정수의 반발을 간절히 기대하고 있었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건, 가령 도덕의 틀을 무너뜨리는 지금까지의 삶에 대한 배신의 행위라 할지라도, 아니면 하다못해 사소한 사치의 분탕질이 될지라도. 진정 자신의 삶에 대해 어느 한 부분 후회하고 죄스러워하지 못한다면 그건 너무도 가혹한 죽음일 것 같았다. 오직 한평생, 그 소중하고 귀한, 그러나 짧고 허망한 삶을 살면서, 그토록 자신을 위해보고 아껴보지 못한다면 그 보다 더 초라한 인생이 어디 있겠는가 해서였다.

--- p 136

 

남박사의 표정이 점점 험하게 일 그러 들었다. 간간이 새어 나오는 짧은 한숨 같은 신음이 그의 노여움을 대변하고 있었다. 그에게도 너무나 충격이었다. 단어 하나하나가 그의 눈에는 가장 절제된 선택으로 보였다. 단순히 순간의 격한 감정의 표현이 아니었다. 의도되고 고심하며 깊은 내면의 절절한 미움과 증오를 낱낱이 드러낸 그 편지는 용서할 수 없는 배신이었고 무례였다. 어떻게 네가 네 아비에게 이런 증오를.... 넌 진정 모르느냐. 아비의 그 깊은 사랑을. 진정 네 우둔은 아닐진대, 어찌 네가 이런 경솔을... 넌 몰라도 나는, 그리고 우리는 안다. 그 얼마나 애틋하고 절절한 사랑이었는지, 네가 모르는 35의 사랑을 우리는 감히 '35의 신화'라고 칭했다. 말투는 장난스러웠어도 마음속은 진정 그 사람에 깊은 고개 숙였었다. 그리고 부러워했다. 그런 아비를 가진 너를, 그리고 그런 사랑을 할 줄 아는 네 아비의 가슴을. 어찌 네가 감히 그 아비 앞에서 가족을 말하느냐. 세상의 어느 아비인들 한날 한 시 한순간이라도 제 가족을 잊겠느냐만. 그래도 네 아비는 더욱 남달랐다. 세상의 어느 누구보다도 너를, 너희들을 사랑했고, 고달픈 세상살이가 힘겨워 술에라도 취한 날이면 언제나 너의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토로했다. 특별히 성공한 인생은 아니었다 해도 비굴하지 않은 떳떳함으로 그만하면 부끄럽지 않았고, 호화로운 영화는 아리어도 그만한 성실함이면 술 취한 객기에 호통이라도 한번 치련만, 무엇이 그토록 미안하고 안타까웠는지 허구 한 날 제 무능만을 자책했다.

--- p 153 ~ 154

 

사랑하는 당신에게. 이렇게 보내줘서 뭐라 고맙다 말해야 할지 모르겠소. 미리 써두는 것이기는 하오만 당신을 믿고 있소. 당신이 좋았소. 난 행복했던 사람이오. 조금 일찍 간다고 가여이 여기지는 마시오. 고운 당신, 착한 아이들, 좋은 친구들, 미더웠던 동료들, 나를 위해 장어를 사러 다니던 포장마차 주인, 그리고 당신이 아는 또 한 사람. 그들 모두 사람 냄새가 났던 좋은 사람들이오. 특히 한 사람, 당신의 배려에 진심으로 감사하오.

 

아이들을 잘 길러주시오. 사람냄새가 나는 사람으로 말이오. 사람냄새가 그리운 적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르오. 메마른 이 세상. 우린 사람으로 남읍시다. 당신과 아이들이 사람 냄새를 그리워할까 염려되아. 그러나 둘러보면 많이 있을 거요. 그래서 나는 이제 마음 놓고 눈을 감을까 하오. 내 하얀 구름색의 머플러는 나 태운 뼈와 함께 먼 하늘로 날려 주오. 아무래도 미덥지 않소만... 당신 마음대로 하구려.

 

저승이나 다음생이 있다면 당신을 또 만나고 싶은데, 당신 생각은 어떻소? 사람냄새가 그리우면 또 만납시다. 정말 사랑했소. 이 마지막글을 읽으면서 가슴이 답답해짐과 나오는 눈물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 p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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